강아지마지막 무지개다리 건너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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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산소방을 딱 한 달 사용.

기한 마지막 날.

오늘 새벽 다섯시에 건넜어요.

 

강아지산소방은 4월 21일 대여하고

5월 20일 지금 막 반납했습니다.

 

동생과 제부가 마지막을 정리할 때

전 집에서 울막내 집안정리를 했습니다.

 

동생이 물품정리하면 더 울 것 같아서,

빠르게 정리했습니다. 

 

강아지산소방 반납준비 이렇게 했습니다. 산소물통과 필터 등은 따로 봉투에 담았고, 아크릴산소방은 구석구석 다 닦아서 정리했습니다.

 

동생집에 반려묘가 있어서 화장실위에 산소방을 올려두었습니다. 배변패드를 다 빼고 나니 정말 주인이 없어졌다는게 실감이 되었습니다.  아크릴산소방도 대여이기에 망가지거나 부서지면 변상해야합니다. 

 

아침에 문자를 드렸고, 오후에 방문해서 좀 전에 가져갔어요. 산소방 덕분에 아이가 조금이나마 편하게 지냈던 것 같아요. 경기도와 전남 지점이 다 있어서 다행히 설치와 반납이 다 용이했습니다. 


새벽 4시반 끙하는 소리에 놀래서 전 바로 방에서 나왔고,동생은 이미 새벽부터 잠을 못자고 산소방앞을 지키고 있었어요. 제부도 깨웠습니다. 동생이 막내가 너무 이상하다고, 준비해야겠다고. 산소방을 대여할 때부터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는 걸 인지는 하고 있었지만, 막상 닥치니 이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인 것 같습니다.

반려동물을 15년간 기른 것도 , 이렇게 마지막을 준비하는 것도 다 처음인 우리였습니다.

 

산소줄을 코 앞에서 산소마스크까지 동원해보았고, 심장마사지도 해보았지만, 아이는 벌써 눈동자와 혀와 몸이 달라져버렸습니다. 인력으로 될 수 없는 상황이 옵니다.

 

강아지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보호자의 자세. 강아지의 마지막 모습의 상황. 알고 있는 그대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아픈 병명과 강아지 성향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울막내 마지막을 기억하기위해서, 또 알려드리고자 글을 쓰고 있습니다. 

 

울 강아지는 블랙탄치와와 믹스견. 여아입니다. 

 

* 유선종양 수술을 4년 전에 했었습니다. 유선종양을 하고 나서 조직검사를 꼭 해야합니다.

- 수술했던 병원은 수술 후 의사쌤이 바뀌고 실밥도 다른 쌤이 뽑는 등 많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저 의사쌤은 수술이 잘 되었다고 말할 뿐 조직검사의 필요성과 1년에 한번씩 추적검사에 대한 이야기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 유선종양일 경우 폐로 전이될 가능성이 현저히 높다고 합니다.

- 악성이 있고 양성종양이 있는데, 악성종양이어서 폐로 전이될 경우 6개월이내 사망이라고 합니다. 다만 울 강아지는 서서히 진행되어서 올해 1월에 폐종양이라고 선고받았습니다.

 

* 올해 폐종양선고할 때 이미 CT 폐사진은 종양으로 가득 찼다고 합니다.

- 보호자가 어떻게 모를 수 있냐? 할 수 있지만, 보통 반려동물이 아프면 물과 음식을 거부하는데 전혀 그런 증상이 없었다고 합니다. 되러 뒷발에 종기 하나 생겼을 때 그 때 아프다고 밥도 안먹고 그랬다고 해요.  짜주고 안 아파지니 그때서야 밥을 먹었던 그런 아이라서 전혀 아픈 걸 알 수가 없었어요. 

 

* 숨쉬는게 이상해서 갔었을 땐, 이미 늦었었습니다.

- 의사쌤이 이 아이는 언제 숨이 멎어도 이상할게 전혀 없다. 진통제,약, 모두 의미없다. 그저 많이 안아줘라. 그동안 먹고 싶어했던 거 자제했던 거 다 해주라. 

 

* 산소방 설치 후 숨쉬는 걸 편안해해서 좋아했습니다.

- 아이가 편하게 숨쉬고 자는 모습 보고 좋아했고, 조금은 안심했습니다. 고통이 덜해지는게 보였습니다.  동생집오고 2-3일 후부터는 급격하게 컨디션이 달라졌어요. 화장실을 잘 못 가기 시작하고, 위치를 찾지 못하고 큰일을 못봐서 짜주면서 볼일을 유도해야했어요. 먹는 건 예전보다 덜 먹었지만 그래도 먹는걸 멈추진 않았습니다. 닭고기, 닭가슴살,오리고기를 잘게 잘라주고 닭백숙 기름기제거한 맑은 국물도 만들어줬어요. 주방에서 요리하고 있을 때 중간중간 산소방을 체크했는데 순간 없어져서 놀래기도 했어요. 1층에 제가 머무는 방앞에 가있어서 엄청 놀래기도 했습니다. 기력도 없는 아이가 돌쇼파위에 올라가 있기도 했어요. 아프기 전 우리사이에 앉아서 간식 받아먹고 좋았던 기억이 있는 장소였고 제가 동생집오면 항상 한 이불덮고 잤더니 그 방앞으로 와서 낑낑대는 것 같았어요.

 

* 인터넷 강아지의 마지막과 달랐어요.

- 울 강아지는 어제 저녁까지 닭고기와 국물을 먹었고, 새벽에 물도 먹었어요. 코도 촉촉했습니다. 손과 발, 관절이 혹시나 차가워질까 수없이 쓰담아주면서 만져보면 언제나 따뜻했어요. 인터넷에서 보았던 강아지의 마지막과 달라서 더욱 저희는 시간이 있을거라 착각을 한 것 같습니다.  저도 강아지의 마지막을 처음 겪어보면서 보았지만 눈동자와 혀와 몸이 달라집니다. 점점 식어가면서 차가워지는데 정말 맘이 너무 아파왔습니다.

 

* 24시간 함께 했어요.

- 그래도 울 강아지 혼자 가게 두지 않아서 맘이 조금이나마 편합니다. 동생과 교대로 매시간 보다시피하고, 산소방 설치전에는 저와 함께 자며 생활했고, 설치 후 동생과 번갈아가면서 챙겨줬어요. 진통제 패치라도 구해볼까했는데, 그 패치는 마약성으로 분류되기에 동네 동물병원에서는 구할 수 없었어요. 그냥 약에 진통제를 더 추가해서 지어와서 먹였습니다.

어제 저녁까지 약도 먹고 밥도 먹고 물도 먹었는데, 그래서 더 마지막이라 생각을 못했습니다.

 

15년 함께한 시간.

아직 치아도 많이 안 빠지고 식탐도 있었고 잘 먹었고

잘 걸었기에 적어도 20년은 거뜬할거다 생각했는데

삶은 예상한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 같아요.

 

여러분도 혹시나 반려동물이 아프다면, 마지막을

인터넷에서 나오는 일반적 이야기로만 기억하지 마시고

내 강아지 성향과 평소 행동을 기준으로 체크하세요.

저희는 그래도 혼자 둔 시간이 없어서 잘 보내준 것 같아요.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넌다는 표현을 찾아보니 저자미상의 산문시에서 유래가 되었다고 합니다. 반려동물이 죽으면 가는 곳을 비유적인 장소,신화적인 장소로 말하는 산문시는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래도,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에서 주인을 기다린다는 신화적 이야기는 마지막을 준비하며 힘들어진 보호자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아름다운 이야기같아요.


울막내는 끝까지 효도하고 예쁜 짓 하고 건너갔어요. 아침에 평소 입었던 옷,산책할 때 입었던 점퍼 담요로 잘 감싸안았습니다. 제부와 함께 잘 보내줬어요. 평소대로 출근할 수 있도록 효도한 것 같아요.

 

동생집에 와서 재택근무로 컴작업하면서, 매시간 소변,화장실 봐주며 물 먹이고 밥먹였던 저는 산소방있던 거실 그 자리에 앉아있을 수 없어서 식탁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산소방 막내가 있던 자리를 보면 눈물이 나와 앉아있을 수가 없네요. 동생과 제부는 일하는 곳에서 더 맘이 먹먹하겠죠.

 

15년을 함께 하면서 즐거움을 많이 주고 가고.마지막엔 모두 지켜보는 자리에서 무지개다리 간 막내. 정말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싶습니다.

 

차가워지는 몸과 다리, 머리. 눈을 감겨주면서 말했던 말이지만 한참 모자른 것 같습니다. 점점 차가워지는 아이의 모습은 눈으로만, 마음으로만 담았습니다. 동생도 그 모습을 남기길 원하지 않았습니다. 

 

 

본가에서 산소방 설치 전

말똥말똥했던 모습

넘 예쁜 막내

누가 15살라고 하면

믿지 않았던 최강동안강아지.

 

무지개다리의 시처럼

나중에 우리 엄마,아빠,이모랑

꼭 만나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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